TITLE : 에브리맨
AUTHOR : 필립 로스
COMPANY : 문학동네
PERIOD : 2012.05.21 ~ 2012.06.06
어느 한 남자의 죽어가는 이야기.
1.
언제가 200살 까지 살수 있게 해주는 약이 있다면 먹겠냐는 질문을 받은적이 있다.
영어 회화 수업에서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주어진 주제였다.
나는 잠깐 생각해 봤지만 왠지 싫었다.
그리고 이렇게 답했다.
20대의 육체로 200살까지 살 수 있다면 그 약을 먹겠지만 70~80대의 육체로 200살까지 살아야 한다면 싫다고...
2.
대학 때 어느 강연에서 강연자는 말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 이건희 회장이라도 젊어질 수만 있다면 전재산을 포기할거라고...
청춘 예찬을 하고팠나보다.
아직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경험도 없고, 돈도 없고, 불투명한 미래로 낙담하고 있는 우리에게
젊음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말하고 싶었나보다.
3.
얼마전 영화 은교를 봤다.
명예, 재능, 지식을 가진 늙은 시인과 젊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찬란한 여고생이 나온다.
둘은 서로에게 끌리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엇갈린다.
그 영화에서 늙은 시인은 말한다.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4.
결혼과 이혼을 세번이나 하고 한참 어린 여자와 사랑도 나누고 부와 명예를 가졌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몸이 이곳저곳 계속 고장난다.
입원, 수술, 퇴원이 반복된다.
그리고 죽는다.
이것이 모든 사람(every man)의 삶 혹은 죽음일까?
모든 사람은 늙고 병들고 죽는다?
5.
은교를 보고, 이 책을 읽으며 늙는다는게 너무 싫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10대 때는 20대가 되기 싫었다.
10대 때는 반항, 확고한 신념(그 때의 생각으로) 왠지모를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나이들어 가며 변하는 어른들이 늘어놓는 변명이 싫었다.
10대라는 자체가 좋았다.
20대가 되자 또 그 시절이 제일 좋았다.
육체적으로 정점을 찍는 시기였고 사춘기를 지나며 마치 모든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돈은 없고 미래도 불투명했지만 군대도 다녀오고, 뜨거운 사랑을 했었고, 여행도 했다.
뭐랄까 완전체의 느낌?
30대가 되자 10대, 20대의 내가 유치하고 어리게만 느껴진다.
이젠 직장에서 어느정도 위치에 있고 돈도 번다.
20대 만큼은 아니지만 아직 젊다.
10대, 20대의 경험과 늘어나는 독서량으로 정신도 많이 성숙한 것 같다.
지금의 내 나이가 좋다.
40, 50, 60 나이가 들수록 상실되는 것도 있겠지만 얻는 것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나이가 되면 그 나이가 제일 좋아질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
ps.
에브리맨... 보험회사에서 좋아할 것 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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