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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KSA 제다] 순례자 (Pilgrims)

by Liquid Fire 2024.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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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다 근처에 메카가 있다. 차로 가면 한 시간쯤 걸린다고 한다. 무엇의 메카라고 관용적으로 쓰는 그 메카. 그냥 제다랑 가깝구나, 언젠가 한번 가볼 수나 있을까 생각만 했다. 이번 비행에는 유독 흰색 옷, 옷이라기보다 흰색 큰 타월 두 개로 몸을 가린 듯한 사람들이 비행기에 엄청 많았다. 단체 여행객인가(?) 막연히 생각했다. 여행이나 비행을 자주 할 법한 분들로 보이지 않는다. 공항에도 처음 온 듯한 분들도 많고, 남의 자리 앉아 놓고 비키라고 해도 한참을 버티는 분들도 많았다. 뭔가 비행기와는 어울리지 않다고 할까? 후리한 시골 어르신들의 느낌이...

 

알고 보니 메카 순례객들이었다. 옆자리에 않은 할머니가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모니터를 이것저것 누르며 뭔가 안 되는 듯 보여서, 영화 보려면 이거 누르시라고 하니까, 아니다며 그냥 비행지도를 보고 싶다고 하여 그렇게 해드렸다. 그랬더니 제다에는 왜 가냐 등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신다. 나도 어디 가시냐고 물었더니 제다에 들렀다가 메카에 가는 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움라(Umrah)'를 아느냐고 물었다. 모른다고 했더니 움라를 하러 간다고 한다. 일단 메모해 놓고 나중에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찾아봤다. 순례(Pilgrimage)에는 하즈(Hajj), 움라(Umrah), 지야라(Ziyarah)가 있다고 한다.

 

하즈(대 순례)가 정식이고, 움라(소 순례)는 약식, 지야라는 메디나의 성지나 예언자의 무덤을 순례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하즈는 특정 기간에만 가능하고 여러 날 동안 해야 하지만, 움라는 아무 때나 하루 만에 끝난다고 한다. 순례자들 덕분에 또 배웠다. 내가 알던 성지순례는 하즈였고, 하즈가 1년 내내 가능한 줄 알았는데, 하즈와 움라를 섞어서 알고 있던 거였다.

 

옆자리 할머니는 승무원이 폴라로이드 사진 찍어 준다고 돌아다니니까 찍어 달라고 하고, 기부금도 착실하게 내신다. 드디어 메카를 간다라는 기대감이 보이는 순수한 할머니의 모습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신자의 존재 자체가 의미인고 또는 전도가 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느끼는 순간이다. 최소한 나도 움라가 뭔지 찾아봤으니까...

 

 

두바이공항 스마트 게이트를 통과하여 출국장으로 갔다. (언제 스마트 게이트 관련 글도 써봐야지... 참 편하다)

 

Emirates를 타면, 영화가 수백개는 있는 것 같다. 한글 서비스도 되고 한글 자막도 있다. 어마어마하다. 에미리츠만 타고 싶은데 비행시간이 안 맞아 Flydubai 탈 때면 아쉽다.

한국어 서비스도 된다. WOW Emirates!!
극장에서 보긴 돈아깝지만 보고는 싶던 범죄도시 4를 봤다. (별3개)

 

여기저기 순례자들이 많이 보인다. 하는 이야기를 대충 들어보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오신 분들 같다. 남자들은 천 두 개로 몸을 가렸기에 오가며 속살도 많이 봤다. ㅜㅜ

 

 

메카에서 순례객들이 인파와 더위에 사망했다는 뉴스가 가끔 들린다. 낮에는 조심하고 물을 많이 마시라는 포스터도 있다.

이 분은 방글라데시에서 오신 분이구나.

 

기도하기 전에 몸을 깨끗하게 씯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화장실을 찾는 분들이 많다. 똥이 급해서 왔다가 이런 분들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목욕은 기도실 옆에 있는 목욕실에서 하라는 안내문이 있는 걸 보면, 이들도 그러지 않았으면 하나보다.

 

 

처음엔 정신없어 알아채지도 못했는데, 이제와서 보니 입국장을 통과하자 대형 수족관이 보인다. 와~~ 잠시 구경 좀 하고 갔다. 제다 공항은 참 깨끗하고 넓고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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