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 : 2009년 11월 8일
마지막 셋째날에는 섬 북쪽에 있는 한국전망대에 갔다가 히타카쓰항으로 와서 주변 구경을 하다가 부산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대충 20km정도 된다고 했다. 2일간에 180km를 달리고 겁 먹은 상태라 한국전망대에 가지 않고 이타카쓰항 주변을 혼자 돌아다니며 사진 찍고 놀았다. 그래서 이날 사진이 제일 많다.
미우다 해수욕장 풍경.
일본 쪽 바다. 혼자 다니니 여유롭다. 사진도 찍고 바다도 한참 쳐다보고...
누군가의 무덤인가 보다. 아마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오래 전에 무덤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려고 납골당을 만들었을 거다. 원래 일본 문화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무덤히 산하를 뒤덥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둠제다. 집 가까운 곳에 이런 가족 납골당을 만들고 모셔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을 주민들이 불길하다고 싫어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죽음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문화도 생겼으면 좋겠다. 공동묘지를 공원으로 만들어 산책도 하고, 쉽게 가서 참배하는 문화 좋지 않나??
길 가에 이런 신상(?)들도 많이 보인다. 아주 전통적인 음식이나, 농산물이 아닌 그냥 공산품들이 올려진 모습이 대부분이다. 도로 옆에 있는 것이 근처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누군가의 영을 위로하는 것일까???
일본 신사의 문인 도리이(鳥居, とりい). 불경한 곳(일반적인 세계)과 신성한 곳(신사)을 구분짓는 경계라고 한다. 도리이는 인도의 토라나, 중국의 패루, 한국의 홍살문에서 유례했다는 설이 다양하게 있다. 검색해 보면, 인도의 토라나가 제일 오래된 것 같긴 하다.
신사, 돌로 만든 도리이.
히타카쓰 항의 작은 어촌 마을. 고기잡이 어선이나 작은 배들이 많이 보인다.
남매로 보이는 꼬마 둘이서 낚시를 하고 있다. 이 둘은 먼저 채를 썬 듯한 생선 토막을 바다에 뿌려 물고리를 모았다. 그리고 낚시를 드리운다. 물고기가 낚시바늘을 무는 것을 보면서 낚시를 한다. 일본어를 못하니 뭐하는지, 물고기 이름이 뭔지 물어볼 수도 없고, 그냥 구경하다가 사진 찍고 왔다.
한참 뒤 잡은 물고기를 들고 남매 둘이서 자기네 집인 듯한 곳으로 신나서 뛰어간다. 귀여운 것들...
그리고 또 한참 후 점심도 먹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부산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며 여객터미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이 남매가 또 나타났다. 여동생은 부모님 손에 붙들려 뭐가 그리 서러운지 엉엉 울고 있다. 추측해 보자면... 일본 본토에서 친척들이 찾아와서 며칠 머물다가 떠나는 날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남매는 직접 잡은 물고기로 마지막 점심을 대접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배를 타고 떠나는 친척들을 보내기가 아쉬워 그렇게 서럽게 울고 있었던 것 같다. 오빠도 슬픈 표정으로 그저 아쉬워하며 옆에 서 있었다.
그러고 이 사진을 다시보니 낚시하는 표정도 그리 즐거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이 남매는 하루에 그냥 세번 마주쳤을 뿐인데, 소박한 시골 아이의 순수함이랄까, 정성, 아쉬움 등 뭉클한 감정을 느끼게 해줬다. 대마도를 떠나는 나에게 재밌는 경험을 만들어 줬다.
이 섬엔 까마귀가 정말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머을 건 있나 보다...
한가하게 부둣가 도로를 달리는데 엄청난 수의 까마귀 그리고 매(?)가 때로 날아다닌다. 뭘까하고 근처로 가보니 고깃배가 들어왔다. 모두들 잡아온 물고기를 옮기느라 여념이 없는데 그 위를 닭 보다 큰 새들이 날아다닌다. 내려와 하나 얻어 먹으려는 놈들도 있다. 난 살짝 무서웠는데, 이 사람들은 주변에 파리 몇 마리 날아다니는 것 처럼 전혀 신경도 안쓰고 일한다.
우리나라 바닷가에서 본 평경으로는 오징어나 생선은 그냥 널어놓고 바닷바람 맞히고 햇볕 아래서 말리는데, 일본은 아니 대마도에서는 이렇게 돌려가며 말린다. 원심력으로 수분을 더 쉽게 제거하고, 벌레도 못 앉게 하려고 하는 건가?
선거 철인가?
대마도에서 만난 한국산은 신라면뿐이었다. 기쁘면서도 슬펐다. 기뻐할 일도 슬퍼할 일도 아닌 것 같지만... 아쉽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까?
일본 음식점 치즈루(千鶴, 천학)에서 단체로 마지막 점심을 먹었다. 우동 초밥 정식이라고 해야하나? 맛도 좋았지만 대량으로 나온 단무지가 마음에 들었다. 매번 식사 때 마다, 단무지 1~2개로 식사를 마쳐야 했던 설움이 해결된 순간이었다.
식사 후 뱃시간을 듣고 다시 혼자 돌아 다녔다. 다른 분들은 항구 주변에 모여 자전거로 묘기를 부리며 시간을 보내시고, 삼삼오오 주변 구경을 했다.
콘비라에비스신사(比田勝金比羅神社). 도리이가 많다. 피곤해서 올라갈 생각이 들지 않았다.
손바닥 만한 마을인데 파칭코가 있다. 파칭코는 일본에서는 대중화된 성인 오락거리인가 보다. Regal 이라고 적혀있길래, 쳇 당연히 합법적인 곳이겠지, 뭐냐 저 간판은 이라고 생각하며 웃었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제왕적인, 제왕에게 걸맞은, 정엄한' 이라는 뜻이었다. 바보... 합법적인은 legal...
Hitakatsu Elementary School(対馬市立比田勝小学校, 쓰시마 시립 히타카츠 초등학교). 더 이상 건물이 잘 안보여서 돌아갔다.
전통 가옥? 목조 건물이 많다. 목조 건물이 지진에 더 유리하다고 한다.
토요사키신사(豊﨑神社, 풍기신사)
바로 옆에 있는 토요사키신사 사무소(豊崎神社社務所, 풍기신사 사무소)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쓰시마 북경찰서 히타카츠 경찰관 주재소 (対馬北警察署比田勝警察官駐在所, Tsushima Kita Police Station Hitakatsu Police Box).
사망사고0기록 424일간. 치안은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일본. 우리나라도 범죄없는 마을은 죄다 시골 농어촌 마을인걸 보면, 이 동네도 참 한가한 동네인 것 같다. 그런데도 작은 소방서가 여러군데로 나뉘어져 있다. 큰 소방서 하나가 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소방서 여러개가 퍼져있었다. 좋은 방식인 것 같지만 돈이 더 들겠지? 이 날은 소방서에 소속되었을 것으로 뻔히 예상되는 차들이 줄을지어 퍼레이드를 했다. 아마 화재 예방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참 한가로운 마을이다. 이런데 살고 있다. 도시는 야다~
다른 그림 찾기.
할아버지와 손녀의 외출. 참 보기 좋다. 어린 아이들은 다 헬멧을 쓰고 있다. 그런데 어른은 잘 없다. 나는 다담 풍 해도 너는 바람 풍 해라~
국제선이 다니는 항구지만 작은 도시다. 한가로히 낚시하시는 할아버지도 계시고, 느긋한게 정말 좋다.
길이가 1m는 되어 보이는 초대형 해파리를 봤다. 우와~~~
배 시간이 다 되어 히타카쓰 항 여객 터미널로 왔다.
관광지도, 관광안대센터도 보인다. 배 시간이 되어 그런지 단체 관광객을 실은 관광버스도 모이기 시작했다.
히타카츠항 국제여객터미널 (比田勝港国際ターミナル).
역시 자판기의 나라... 아이스크림 자판기까지 있다.
드디어 부산으로 돌아간다. 부산에 도착하여 다시 차에 자전거를 싣고 집으로...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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